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임계점에 다가서자, 걸프 지역 산유국들이 양국 간 충돌을 막기 위한 긴급 외교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은 최근 워싱턴과 테헤란을 오가며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촉발한 외교전
이번 중재 외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간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검토 논의가 오간 직후 본격화됐다. 걸프 국가들은 전면전이 발발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이 해협이 막히면, 자국의 석유 수출이 직격탄을 맞기 때문이다. WARX.LIVE에서 추적되는 역내 군사 동향에서도 양측의 군 배치가 강화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산유국들의 경제적 이해관계
걸프 국가들의 중재 노력에는 명확한 경제적 동기가 깔려 있다. 사우디는 비전 2030 경제 다각화 계획을 추진 중이며, UAE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금융·물류 허브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 충돌은 이 모든 계획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특히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시도해왔고, 중국의 중재로 2023년 외교 관계를 복원한 바 있다.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사우디로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두 가지 시나리오와 불확실한 미래
현재 상황은 두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첫 번째는 걸프 국가들의 중재가 성공해 미국과 이란이 제한적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경우다. 이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점차 완화되고 유가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다. 두 번째는 트럼프 행정부가 강경 노선을 유지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단행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고, 걸프 국가들은 원치 않는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된다. 현재로서는 외교적 해법을 찾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역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자주 묻는 질문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립을 지킬 수 있을까?
완전한 중립은 어렵다. 사우디와 UAE는 미국과 긴밀한 안보 동맹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도, 이란과는 경제·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실용적 중재자 역할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유가는 어떻게 되나?
과거 사례를 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만으로도 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했다. 실제 봉쇄가 일어나면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기고,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