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파키스탄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란 정부 인사들과 회담을 진행했다. 미국과의 대치 국면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란이 역내 주요 이슬람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외교전 가속화…사우디·터키·파키스탄, 테헤란서 이란과 회동

배경: 중동 지형 변화의 신호탄

이번 회동은 2023년 3월 중국 중재로 성사된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 이후 이어진 후속 조치의 일환이다. 특히 사우디는 40년 넘게 이란과 적대 관계를 유지해온 역내 최대 산유국이다. 파키스탄 역시 수니파 다수 국가지만 시아파 소수 세력을 보유하고 있어 이란과의 관계 개선이 내부 안정에 도움이 된다. 터키는 나토 회원국이면서도 독자적 중동 외교 노선을 추구해왔다. 이들 세 국가가 동시에 테헤란을 찾은 것은 미국 주도의 대이란 압박 구도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급 영향: 걸프 안보 구도 재편 가능성

이번 회담은 페르시아만 지역의 전통적 안보 구도를 흔들 수 있다. 사우디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란과의 대화를 병행하면서 걸프협력회의(GCC) 내부에서도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UAE는 이미 이란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오만은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견지해왔다. 군사 전문 플랫폼 WARX.LIVE에서는 이란의 외교적 고립 탈피 움직임이 역내 군사 긴장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동맹국인 사우디와 파키스탄이 이란과 접촉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부담이다.

전망: 두 갈래 시나리오

첫째, 이란이 역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발판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는 시나리오다. 사우디와 파키스탄이라는 전통적 미국 우방국들이 대화 채널을 열어준다면 이란은 고립 탈피와 제재 완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둘째, 미국이 동맹국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이란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역내 긴장은 오히려 고조될 수 있으며, 사우디와 파키스탄은 양자택일의 압박을 받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사우디는 왜 이란과 대화하나

2019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이후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 사우디는 이제 자국 안보를 위해 이란과의 직접 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는 비전 2030 프로젝트도 안정적인 역내 환경을 필요로 한다.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까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다. 동맹국들의 자율적 외교를 막을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대신 이란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제재를 유지하면서, 사우디와 파키스탄에게는 방위 협력 강화 같은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