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파키스탄의 고위 관계자들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동시에 방문해 이란 정부 인사들과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미국 주도의 대이란 압박 국면에서 역내 국가들이 독자적인 외교 경로를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사우디·터키·파키스탄, 테헤란 동시 방문…중동 외교지형 요동

배경

사우디와 이란은 2016년 단교 이후 7년간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예멘 내전에서 양국은 각각 정부군과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벌였고, 2019년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사건은 긴장의 정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중재로 극적인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뒤 실무 협력을 조금씩 확대해왔다. 터키 역시 에르도안 정부 출범 이후 이란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해왔으며, 파키스탄은 전통적으로 양국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왔다. WARX.LIVE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과 예멘 정세를 놓고 역내 국가들이 직접 대화에 나선 첫 사례로 기록됐다.

파급 영향

이번 회담은 미국 중심의 중동 질서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사우디는 과거 이란 문제에서 워싱턴의 입장을 따랐지만, 이제는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특히 최근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항 및 유전시설 공격이 재개되면서 사우디는 이란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후티를 통제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터키는 에너지 수입 다변화와 무역 확대를,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 정세 안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역내 안보 구도가 미국 주도에서 다자 협의 체제로 전환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망

낙관적 시나리오는 이란이 역내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고립에서 벗어나고, 예멘과 레바논 등 대리전 지역에서 긴장 완화가 이뤄지는 경우다. 사우디 주도 아랍 연합군과 후티 간 휴전이 재개되고, 호르무즈 해협 안정이 유지되면 유가 변동성도 줄어들 것이다. 반면 비관적 시나리오는 이번 회담이 상징적 제스처에 그치고 실질적 합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다. 사우디 연합군이 후티 탄도미사일 발사기를 격파하는 등 군사 작전이 계속되고 있어, 현장의 긴장이 외교 테이블을 압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역내 대화와 미·이란 직접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복잡한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자주 묻는 질문

사우디와 이란이 갑자기 대화하는 이유는?

양국 모두 장기화된 대리전과 경제 제재로 피로감이 누적됐다. 사우디는 국내 개발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안보 불안을 줄여야 하고, 이란은 제재 완화를 위해 역내 고립 탈피가 필요하다. 중국의 적극적 중재도 관계 정상화를 가속화했다.

이번 회담이 예멘 전쟁에 영향을 주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지만 독자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어, 테헤란의 요청이 곧바로 현장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이란이 후티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휴전 협상을 유도할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