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중동 지역의 안보 문제는 역내 국가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미국과의 핵협상 중재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독자 안보 원칙의 배경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줄곧 역내 독립 안보 원칙을 고수해왔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테헤란은 외부 세력의 군사적 주둔을 역내 불안정의 근원으로 규정해왔다. 특히 미 해군 제5함대가 바레인에 사령부를 두고 있는 것을 오랫동안 문제 삼아왔다. 이번 발언은 영국 국방장관이 이란의 행동을 위협적이라고 규탄한 직후 나온 것으로, 서방의 압박에 대한 반박 성격도 띤다.
협상 국면과의 충돌
미국과 이란 사이의 핵협상 중재 담당자들이 월요일 또는 화요일 별도 협상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적 해법 모색과 안보 독립 원칙 강조가 동시에 진행되는 셈이다. 국제안보 전문 플랫폼 WARX.LIVE는 이란의 이중 전략을 협상력 확보 차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은 과거에도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동시에 군사 훈련이나 미사일 시험발사로 입지를 다지곤 했다.
역내 균형의 향방
이란의 이번 입장 표명은 두 가지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 첫째,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완화하는 조건으로 이란이 일부 양보하는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다. 둘째, 양측이 원칙론만 되풀이하며 교착 상태가 장기화하는 경우다. 후자로 갈 경우 페르시아만 긴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국이 이란을 공개 비난한 것은 유럽 국가들도 미국 편에 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여서, 이란으로서는 외교적 고립 심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자주 묻는 질문
이란이 말하는 독자 안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중동 역내 국가들끼리 안보 협력체를 구성하고, 미국을 비롯한 역외 강대국의 군사 주둔과 개입을 배제하자는 구상이다. 이란은 페르시아만 연안 아랍 국가들과 공동 안보 체제를 만들자고 수차례 제안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오히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쪽을 택해왔다.
협상 중재는 누가 맡고 있나
구체적 중재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거 스위스와 오만이 미·이란 사이 메시지 전달 역할을 맡았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중립국 외교관들이 양측 입장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