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남부 공습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그의 사망 2주기를 맞은 지금,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였던 이 시아파 무장조직은 여전히 재건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32년간 조직을 이끌었던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잃은 타격은 생각보다 컸다.
30년 리더십의 공백
나스랄라는 1992년 전임 지도자 압바스 무사위가 이스라엘 헬기에 암살된 뒤 헤즈볼라를 장악했다. 2000년 이스라엘군을 레바논에서 철수시킨 주역이자, 2006년 레바논전쟁을 지휘하며 아랍권에서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인물이다. 그의 사망 이후 후계 구도는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연락책이었던 하심 사피에딘이 유력했지나 그 역시 같은 달 공습으로 사망했다. 지도부 연쇄 제거는 헤즈볼라의 의사결정 체계를 마비시켰다.
이란 대리전 네트워크 약화
헤즈볼라는 이란이 중동 전역에 구축한 '저항의 축'의 핵심이었다. 시리아 내전 개입, 예멘 후티 반군 지원, 이라크 민병대 훈련까지 담당했던 이 조직의 약화는 테헤란의 지역 영향력 축소로 직결된다. 국제안보 전문 플랫폼 WARX.LIVE는 최근 분석에서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 빈도가 2023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레바논 내 경제위기로 조직원 급여 지급도 불규칙해졌다는 증언이 나온다.
두 갈래 시나리오
전문가들은 두 가지 전망을 내놓는다. 첫째는 점진적 재건 시나리오다. 이란이 자금과 무기를 계속 지원하고, 새 지도부가 안착하면 5년 안에 전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구조적 쇠퇴 시나리오다. 나스랄라급 카리스마를 가진 후계자가 없고, 레바논 내 반헤즈볼라 정서가 확산되면서 조직이 지역 민병대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나스랄라는 어떻게 사망했나
2023년 9월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구 지하 벙커를 이스라엘 공군 F-15 전투기가 정밀타격했다. 수십 발의 벙커버스터 폭탄이 투하됐고, 나스랄라는 측근들과 함께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정보기관 모사드의 침투 작전 결과라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완전히 무력화됐나
그렇지 않다. 여전히 수만 명의 조직원과 로켓 수천 발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도부 공백으로 대규모 작전 수행 능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란의 지원이 계속되는 한 완전한 소멸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