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석유 수출로 확보한 7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중앙은행 계좌로 이체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금융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테헤란 정부가 우회 경로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외화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재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제재 우회 경로
이란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본격화된 석유 수출 제재를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들을 통해 우회해왔다. 특히 중국은 이란산 원유를 '말레이시아산' 등으로 원산지를 세탁해 수입하는 방식으로 연간 수십만 배럴을 들여오고 있다. 이번에 이체된 75억 달러는 이러한 거래를 통해 축적된 자금으로, 제3국 금융기관을 경유해 이란 중앙은행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WARX.LIVE가 추적한 자료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몇 달간 에너지 수출 수익을 분산 예치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전쟁 자금 조달 루트
이번 자금 이체는 이란이 역내 대리전과 군사 프로그램을 유지할 재정적 여력을 확보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등 우방 무장조직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탄도미사일 및 드론 생산 시설 확충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안보 전문가는 '이란이 금융 제재를 뚫고 수십억 달러를 확보한 것은 서방의 압박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
미국은 이란의 석유 수출 차단을 위해 제재 대상을 중국 정유사와 선박회사로 확대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이 2차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중국 금융기관까지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미중 관계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두 번째는 이란이 확보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중동 내 영향력 확대를 지속하면서, 서방과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되는 경로다. 현재로서는 후자가 더욱 현실적으로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이란은 어떻게 제재를 우회해 석유를 팔 수 있나?
주로 중국 정유사들이 원산지를 세탁하거나 선박 추적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다. 일부는 소규모 중개상을 통해 파키스탄, 말레이시아 등으로 우회 수출되기도 한다.
75억 달러면 이란이 얼마나 버틸 수 있나?
이란의 연간 국방 예산이 약 250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번 자금은 3개월치 군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대리전 지원과 미사일 개발을 동시에 유지하기에는 부족하지만, 단기 작전 수행에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