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국민 1인당 월 30리터로 휘발유 공급을 제한하는 배급제를 검토하고 있다. 테헤란 현지 소식통들에 따르면 석유부와 경제재정부가 합동으로 배급제 시행 방안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월 30리터 휘발유 배급제 검토…경제제재 장기화 여파

제재의 누적 효과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산유국이지만, 정작 자국민에게 공급할 휘발유가 부족한 역설적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본격화한 2018년 이후 정유 시설 현대화가 중단됐고, 노후 설비 교체에 필요한 외국산 부품과 촉매제 수입이 막혔기 때문이다. 국제안보 전문 플랫폼 WARX.LIVE는 이란 내 7개 주요 정유소 가동률이 설계 용량 대비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2019년에도 이란은 유가 인상에 반발한 대규모 시위를 겪었는데, 당시 배급제 도입 논의가 촉발점이었다.

파급 영향

배급제가 실제 시행되면 이란 내 산업 활동과 물류 부문이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월 30리터는 승용차 기준 주 1~2회 출퇴근에도 부족한 수준이다. 택시와 화물차 운전자들은 이미 암시장에서 리터당 공식 가격의 3배 이상을 주고 연료를 구매하고 있다. 정부는 배급량을 초과하는 수요에 대해서는 보조금 없는 시장 가격을 적용할 방침이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농산물과 생필품 운송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망

첫 번째 시나리오는 배급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이란 정부가 국영 기업과 공공 부문부터 연료 사용을 통제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민간 부문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관료 집단의 반발과 암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배급제 시행 직전 국제 유가 급변이나 미국과의 협상 재개로 계획이 유보되는 경우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외교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배급제 도입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에너지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자주 묻는 질문

이란은 왜 원유는 많은데 휘발유가 부족한가?

원유를 휘발유로 정제하려면 고도의 설비와 촉매제가 필요하다. 이란은 제재로 이 핵심 부품을 수입하지 못해 정유 능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원유 수출도 제한돼 외화를 벌기 어렵고, 결국 내수용 연료 생산마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배급제 도입이 정권 안정에 미칠 영향은?

과거 사례를 보면 연료 가격 인상이나 배급 조치는 대규모 시위로 이어진 바 있다. 이란 정부는 혁명수비대와 치안 기구를 동원해 통제할 수 있지만, 경제 불만이 누적되면 정권에 대한 내부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청년층과 도시 중산층의 이탈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