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를 페르시아만 소국에서 중동 외교 무대의 핵심 행위자로 탈바꿈시킨 하마드 빈 할리파 알 사니 전 국왕이 74세로 별세했다고 현지 왕실이 발표했다. 1995년 아버지를 몰아내고 집권한 뒤 18년간 통치하며 알자지라 방송 창설, 천연가스 수출 확대, 탈레반-미국 중재 등으로 카타르를 지역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카타르 건국 주역 하마드 前국왕 74세로 별세

쿠데타로 시작된 개혁 18년

하마드는 1995년 6월 쿠데타로 부친 할리파 빈 하마드를 퇴위시키고 권좌에 올랐다. 보수적 사막 왕국이던 카타르는 그의 손에서 전혀 다른 나라가 됐다. 1996년 출범한 알자지라는 아랍어권 최초의 독립 뉴스채널로 중동 여론 지형을 바꿨고, 북부 가스전 개발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지위를 확보했다. 2022년 월드컵 유치도 그의 재임 시절 결정됐다. WARX.LIVE는 당시 카타르의 군사력 확충과 미군 기지 유치가 동시에 진행됐다고 분석한 바 있다.

중재 외교의 양날

하마드 시대 카타르는 탈레반과 하마스부터 수단 반군까지 모두와 대화 창구를 열었다. 2013년 아들 타밈에게 권력을 물려준 뒤에도 이 노선은 유지됐다. 하지만 사우디와 UAE는 이를 테러 지원으로 간주해 2017년 단교 사태를 일으켰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이란 갈등 국면에서도 카타르는 오만과 함께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국 생존 전략과 에너지 수출 안보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왕정 세습 모델의 성공 사례

아랍권에서 생전 퇴위는 극히 이례적이다. 하마드는 61세 때 왕위를 물려주며 부자 갈등 없는 승계 모델을 만들었다. 타밋 현 국왕은 아버지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사우디와 관계를 회복하고 미국·이란 양쪽과 거리를 유지하는 균형 외교를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마드의 친이란 성향이 후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탈레반 협상 채널 유지 등 실용주의 기조는 여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카타르는 왜 이렇게 작은데 영향력이 큰가요?

세계 3위 천연가스 매장량과 1인당 국민소득 세계 최상위권이라는 경제력, 알자지라를 통한 미디어 영향력, 미군 최대 중동 기지 보유라는 안보 자산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인구 300만 중 자국민은 30만에 불과하지만 전략적 위치와 자원으로 발언권을 확보했습니다.

하마드 이후 카타르 외교 노선이 바뀌나요?

큰 틀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타밈 국왕은 사우디와의 관계 정상화에 더 무게를 두고, 하마스 지원 수위를 조절하는 등 미세 조정을 하고 있습니다. 중재 외교 브랜드는 국가 정체성이 된 만큼 쉽게 포기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