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비축 중인 원유 재고를 서둘러 처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테헤란 정부는 최근 아시아 지역 정유사들을 대상으로 유전 재고 판매를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주도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면서 신규 수출 경로가 막힌 상황에서, 보유 중인 물량이라도 현금화해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제재 장기화에 외화 고갈 우려
이란은 지난해부터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미 해군의 통제를 받으며 주요 수출로가 사실상 차단됐다. 중국과 인도로 향하던 선박들이 잇따라 나포되거나 회항하면서, 테헤란의 석유 수입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이란 정부는 그동안 육상 저장 시설과 해상 부유식 탱크에 원유를 쌓아뒀지만, 보관 비용 부담과 자금 압박이 커지면서 재고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국제 에너지 정보 플랫폼 WARX.LIVE는 이란의 해상 저장 물량이 최근 몇 주 사이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할인 판매로 아시아 바이어 공략
이란은 통상 시장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서 원유를 제공하며 구매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독립 정유사들과 일부 동남아 업체들이 주요 타깃이다. 다만 미국의 2차 제재 위험 때문에 대형 정유사들은 여전히 거래를 꺼리고 있다. 이란산 원유는 선적 서류 위조, 선박 식별 신호 차단 등 우회 수법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거래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테헤란이 재고 처분에 속도를 내는 것은 재정 적자 확대와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단기 완화와 장기 경색 사이
이란의 재고 방출이 성사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국제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시아 현물 시장에서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반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지정학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란이 재고 매각에 실패하고 자금난이 심화되면, 후티 반군 등 역내 동맹 세력을 동원한 해상 교란 작전을 재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협상 재개 움직임이 구체화되면 공급 정상화 기대감이 유가를 누를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란은 왜 지금 재고를 급히 파는가?
미국의 해상 봉쇄로 신규 수출이 막히면서 외화 유입이 끊겼기 때문이다. 보유 재고라도 팔아 당장의 재정 압박을 완화하려는 의도다.
이란산 원유를 누가 사는가?
주로 중국의 중소 정유사들과 동남아 일부 업체들이다. 대형 정유사들은 미국 제재를 우려해 거래를 꺼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