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하락하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유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세계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을 압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배럴당 70달러 아래로…중동 긴장 속 수요 둔화 우려

중동 리스크에도 꺾인 유가

통상 중동에서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 원유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가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지난달까지만 해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치,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 등으로 국제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가 악화되면서 석유 수요 전망이 어두워졌다. WARX.LIVE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적되는 중동 정세 역시 단기 확전 가능성보다는 외교적 해법 모색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산유국과 소비국 모두 곤혹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걸프 산유국들의 재정 압박으로 이어진다. 이들 국가는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재정 균형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반면 한국과 일본 같은 석유 수입국들은 에너지 비용 부담이 줄어 물가 안정에 긍정적이다. 다만 유가 급락이 글로벌 경기 침체 신호라는 점에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두 갈래 시나리오

단기적으로는 60달러대 초반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점쳐진다. 미국 셰일 생산이 여전히 견조하고 러시아산 원유도 우회 경로를 통해 시장에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유가는 단숨에 90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시장은 지금 지정학과 경제 펀더멘털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유가 하락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입 물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든다. 다만 석유화학 업종은 제품 가격 동반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중동 전쟁 확대 시 유가는 얼마나 오를까?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처럼 단기간에 배럴당 20~30달러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전 세계 원유 공급의 5분의 1이 차단돼 유가는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