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60일간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이 좁은 수로를 두고 최근까지 통제권 강화 움직임을 보이던 테헤란이 갑작스럽게 유화 제스처를 보인 것이다.

이란 해사당국은 별도의 조건 없이 60일간 모든 상선의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배경 설명은 없었지만, 국제 해운업계는 이를 긴장 완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난 몇 주간 해협 인근에서 선박 나포와 통행 지연이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쳤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60일 면제…갈등 완화 신호탄

해협 통제와 지정학 카드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에게 단순한 수로가 아니다.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이 해협은 폭이 가장 좁은 곳이 33km에 불과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UAE·쿠웨이트·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모두 이곳을 거친다. 이란은 오랫동안 이 해협을 외교·안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왔다. 2019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될 때도 봉쇄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고, 최근엔 레바논 사태와 연계해 통제권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WARX.LIVE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일부 선박은 납치 위협에 시달렸다.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이 1500척을 넘어서며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런 통행료 면제 발표는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사태와 협상 카드

이란의 이번 결정은 레바논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레바논 남부에서 휴전 합의를 어기고 공습을 재개했고, 이란은 이스라엘의 작전 중단을 요구하며 미국과의 협상을 거부해왔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를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통행료 면제는 오히려 반대 방향의 신호다. 테헤란이 해협 봉쇄 위협을 완화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여지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란 의회의 갈리바프 의장이 미국과의 협상 대표로 거론됐다가 무산된 것도 내부 조율이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전망과 변수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이란이 60일 면제 기간 동안 미국·이스라엘과 협상 진전을 이끌어내는 경우다. 레바논 휴전 연장, 이란 핵 문제 논의 등이 물밑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해협은 안정을 되찾고 유가는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다.

두 번째는 60일 뒤 이란이 다시 통행료를 부과하거나 통제를 강화하는 시나리오다. 면제 기간이 끝날 무렵 이스라엘의 레바논 작전이 여전히 계속되거나,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풀지 않는다면 테헤란은 다시 해협 카드를 꺼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은 재점화될 수밖에 없다.

자주 묻는 질문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국제법상 합법인가요?

국제해양법상 영해를 지나는 선박에 통과료를 부과하는 것은 제한적으로만 인정됩니다. 이란의 일방적 통행료 부과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샀고, 많은 국가가 불법으로 간주해왔습니다.

60일 면제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 협상 진전 여부가 관건입니다. 레바논 휴전이 안정되고 핵 협상이 재개된다면 연장 가능성이 있지만, 갈등이 지속되면 이란은 다시 해협 통제 카드를 쓸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