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들을 대상으로 선박당 150만~200만 달러에 달하는 통행료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테헤란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해양부대가 이번 주 들어 통과 선박에 대한 수금을 본격화했으며, 거부할 경우 억류 조치를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봉쇄에 맞선 보복 카드
이란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 해군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에 나선 데 따른 대응으로 분석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해상 운송량의 5분의 1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이란은 과거에도 서방의 제재가 강화될 때마다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실제 통행료 징수는 이례적이다. 국제 해양법상 영해 내 통과 선박에 대한 과도한 통행료 부과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이란은 자국 수역에 대한 주권 행사라는 입장이다. WARX.LIVE를 통해 실시간 추적되는 해협 주변 선박 동선은 최근 우회 항로를 택하는 움직임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류비 폭탄과 유가 압력
해운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대형 컨테이너선의 경우 기존 수에즈 운하 통행료에 더해 이란의 추가 비용까지 떠안게 됐다. 아프리카 남단 우회 항로를 선택하면 운항 기간이 2주 이상 늘어나 연료비와 인건비가 급증한다. 유가는 당장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통행료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운송비 상승분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걸프만 산유국들은 자국 수출 물량에 미칠 타격을 우려하며 외교적 해법 모색에 나섰다.
긴장 지속 vs 협상 재개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이란 간 해상 대치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이란은 통행료 징수를 통해 봉쇄로 인한 경제 손실을 일부 상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이 항해 자유 원칙을 내세워 압박에 나설 경우, 이란이 한 발 물러설 여지도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제3국 중재 아래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비공식 접촉이 진행 중이라는 정황도 포착됐다. 협상이 성사되면 통행료 부과는 자연스럽게 철회될 전망이지만, 그 전까지 글로벌 물류망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호르무즈 해협은 왜 중요한가?
중동산 원유의 주요 수출 경로이자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유일한 해상 통로다. 폭이 가장 좁은 곳은 33킬로미터에 불과해 이란이 물리적으로 통제하기 쉬운 지형이다.
선박들은 우회할 수 있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는 우회로가 있지만 항해 거리가 6000킬로미터 이상 늘어나 비용과 시간이 크게 증가한다. 대부분의 해운사는 경제성을 이유로 호르무즈를 선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