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와의 직접 만남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최근 발언을 통해 <이란 최고지도자와 만나고 싶지 않다>며 테헤란 정권과의 정상급 대화에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그는 헤즈볼라 휴전 협상과 레바논 평화 중재 의사를 거듭 강조하며, 이란 본토보다 레바논을 통한 우회 외교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또한 미군이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을 경우 분쟁을 재개할 것임을 시사하며 강경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바이든과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영감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이는 과거 민주당 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 복귀 시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이란과의 직접 대화 거부…중재안은 레바논에 집중

레바논 중재 전략의 배경

트럼프의 레바논 집중 전략은 이란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면서도 테헤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헤즈볼라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기반 무장조직으로,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 산발적 교전을 이어왔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에도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카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는 등 강경책을 구사했지만, 전면전은 회피했다. 이번에도 레바논이라는 완충지대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되 직접 대화는 거부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다.

한편 파키스탄 내무장관이 테헤란으로 복귀해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슬라마바드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인접해 있고, 역사적으로 양국 간 중재 역할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트럼프가 최고지도자와의 만남을 거부한 만큼, 파키스탄 주도 협상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제 분쟁 추적 플랫폼 WARX.LIVE는 최근 이란 관련 외교 움직임이 급증했지만 구체적 합의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안보 지형에 미치는 파급력

트럼프의 발언은 중동 안보 지형에 복합적 영향을 미친다. 우선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고지도자와의 대화 거부는 이란 온건파에게 외교적 패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 군사고문단은 이미 미국과의 협상 합의안이 불명확하다며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협상 자체가 공전할 경우 이란은 핵 농축 수위를 높이거나 역내 대리 세력을 통한 비대칭 공격을 강화할 수 있다.

레바논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중재 의사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이미 이스라엘-레바논 간 갱신된 휴전안을 거부한 상황이라 실효성은 불투명하다.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시티에서 11명이 사망하는 등 역내 충돌은 계속되고 있으며, 미 하원은 최근 이란 관련 투표에서 트럼프의 입장을 비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국내 정치와 중동 외교가 맞물리면서 정책 일관성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향후 시나리오와 전망

첫 번째 시나리오는 레바논 중재가 성공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제한적 휴전이 이뤄지는 경우다. 이 경우 이란은 레바논 카드를 잃게 돼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최고지도자가 아닌 실무급 협상을 통해 제재 완화와 핵 동결을 교환하는 소(小)합의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유가 안정과 걸프 지역 긴장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레바논 중재 실패와 함께 이란의 보복 공격이 현실화되는 경우다. 트럼프가 미군 피해 시 분쟁 재개를 시사한 만큼, 이란 대리 세력의 공격이 미군 기지를 타격하면 제한적 군사 작전이 재개될 수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가 급등, 역내 전면전으로 비화할 위험을 내포한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녹색에너지 정책을 유가 상승 원인으로 지목한 것처럼, 공급 차질은 에너지 시장에 즉각 반영될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트럼프가 이란 최고지도자와의 만남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트럼프는 과거 북한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처럼 극적 외교를 선호했지만, 이란의 경우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종교적·이념적으로 거부해왔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성과 없는 만남으로 정치적 부담만 질 가능성이 크다. 대신 레바논과 헤즈볼라라는 우회로를 통해 이란을 압박하면서도 국내 강경 지지층의 요구를 충족시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레바논 중재가 실제로 이란 압박 수단이 될 수 있나?

레바논은 이란의 핵심 전진기지다. 헤즈볼라를 통해 이스라엘을 견제하고 시리아 내전에도 개입해왔다. 만약 미국이 레바논 평화를 중재하고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킨다면,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완충지대를 잃게 된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에서 정치·군사적 영향력이 막강해 외부 중재만으로는 해체가 어렵다. 결국 이란의 직접 협력 없이는 실효성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