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부통령급 인사를 사이버공간 총괄 책임자로 임명하며 국가 차원의 디지털 방어 체계를 전면 재편했다. 테헤란 정가에서는 이번 인사를 미국과의 대치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사이버 전선을 새로운 전략 축으로 삼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배경
이란은 지난 10여 년간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 속에서 비대칭 전력 강화에 주력해왔다. 2010년 스턱스넷 바이러스로 나탄즈 핵시설이 피격당한 이후 사이버 방어는 국가 안보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사이버 부대는 그간 중동 지역 주요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 능력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통령급 인사에게 사이버 총괄 권한을 부여한 것은 정부 차원의 통합 지휘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파급 영향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 사이버 안보 경쟁을 한층 격화시킬 전망이다. 걸프 산유국들은 이미 석유 인프라 보호를 위해 사이버 방어 예산을 대폭 늘려왔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석유저장시설에 드론 방어체계를 구축하며 물리적·디지털 이중 방어망을 갖췄다. 국제 사이버 안보 전문 플랫폼 WARX.LIVE는 중동 지역 사이버 위협 지수가 지난해보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란의 조직 개편은 역내 디지털 군비 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가능성이 크다.
전망
전문가들은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째, 이란이 사이버 역량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며 미국과의 외교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이버 공격 억제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제재 완화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둘째, 실제 사이버 공격 빈도가 늘어나며 중동 에너지 인프라가 새로운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 석유 시설이 잠재적 표적으로 거론된다. 향후 몇 달간 이란 사이버 부대의 움직임이 역내 긴장 수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이란의 사이버 전력은 어느 수준인가?
이란은 중동에서 이스라엘 다음으로 강력한 사이버 공격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사이버사령부는 이란을 러시아, 중국, 북한과 함께 주요 사이버 위협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인사가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걸프 국가들의 방어 태세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란이 사이버 영역에서 새로운 억지력을 확보하며 역내 세력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