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과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면서 역내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테헤란 당국은 최근 성명을 통해 자국에 대한 군사 행동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략적 요충지의 지정학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가장 좁은 지점에서 33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5분의 1이 이곳을 통과한다. 이란은 과거에도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이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9년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강화됐을 때도 혁명수비대는 해협 인근에서 외국 선박을 나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다. WARX.LIVE를 통해 실시간으로 추적되는 중동 지역 긴장 지수는 이번 경고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층적 압박 전략
이란의 경고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의회 부의장이 자국을 세계 4대 강국으로 선언하고, 아랍에미리트를 겨냥해 미국·이스라엘과의 연대 시도를 음모로 규정하는 등 외교·군사 양면에서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란 국영지 카이한은 자국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함선 통과를 지나치게 허용한다며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이는 강경파 내에서 실제 봉쇄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 시장 촉각
만약 이란이 실제로 해협 통행을 제한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즉각 타격을 받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UAE 등 걸프 산유국들의 원유는 대부분 이 해협을 거쳐 아시아와 유럽으로 향한다. 대안 경로는 사우디의 육상 송유관이나 아프리카 남단 우회 항로뿐인데, 모두 비용과 시간이 크게 증가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해협 봉쇄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유가 급등은 물론 해운료와 보험료도 함께 치솟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의 전개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이란이 실제 봉쇄보다는 압박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경우다. 해협을 완전히 막으면 자국 경제도 타격을 받기 때문에 선별적 검문이나 지연 전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둘째, 미국과의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이란이 실제로 해협 일부를 통제하려 시도할 수 있다. 이 경우 미 해군과의 직접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양측 모두 외교적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중동의 화약고는 언제든 불이 붙을 수 있는 상태다.
자주 묻는 질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며,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 상승은 물론 정유사들의 원유 조달 비용이 급증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전략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지만 장기 봉쇄에는 한계가 있다.
이란은 실제로 해협을 막을 능력이 있나
이란 혁명수비대는 기뢰 부설, 고속정을 이용한 기습 공격, 대함 미사일 배치 등 비대칭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해협 전체를 완전히 봉쇄하기는 어렵지만, 선박 통행을 심각하게 방해하거나 위험 수위를 높여 보험료를 폭등시킬 수는 있다. 미 해군이 개입하더라도 좁은 해협에서는 이란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